MG는 의학적으로 아직 근본적인 원인은 모르지만 1) 자가면역기전(병인)에 의한 2) 신경근육이음부(neuromuscular junction; NMJ)의 기능장애 (병태생리) 때문에 3) 근력약화와 피로(증상)가 나타나는 병입니다. 즉 병인과 병태 생리 그리고 임상 증상의 인과 관계가 비교적 뚜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 여러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이런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서 진단과 치료가 잘못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MG가 아닌데도 특징적인 검사 소견이 관찰된다고 MG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있고, 임상 증상이나 병태생리학적으로는 MG가 확실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 환자도 흔합니다. 이렇게 MG의 질병 개념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이 병에 관련된 의학 지식의 발전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MG의 증상에 관한 기록은 1672년 Willis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Erb(1878)와 Goldflam (1893)의 관찰 보고로 임상 증상의 특징이 명확하여 졌기 때문에 MG라는 병명이 도입되기 전에는 “Erb-Goldflam 증후군”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그 후 약 40년 동안 하나의 임상증후군이었던 이 병은 Reman(1932)과 Walker(1934)에 의해 physostigmine이라는 약물에 의해서 증상이 일시적이지만 극적으로 호전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는데 그 발견으로 병태생리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서 NMJ의 기능장애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MG의 진단 검사로 흔히 활용되고 있는 반복신경자극검사 (repetitive nerve stimulation test; RNST)와 단섬유근전도검사(single fiber EMG; SFEMG), 그리고 진단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prostigmine (Neostigmine)과 edrophonium (Tensilon), pyridostigmine (Mestinon, Pyrinol, Dosmin) 등의 항콜린에스테라제(anticholinesterase; ACE)는 모두 MG의 병태 생리학적 기전에 관한 많은 의학 연구의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MG의 병인으로 자가면역 질환의 가능성이 제시된 것은 1960년대 초 MG에서 여러 종류의 자가 항체가 발견된 다음입니다. 그 후 Patrick과 Lindstrom(1973)은 실험 동물(토끼)에서 전기 뱀장어에서 추출한 아세틸콜린수용체(acetylcholine receptor: AChR)를 반복해서 투여하면 사람의 MG와 비슷한 증상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관찰하였고, Almon 등(1974)은 MG 환자에서 아세틸콜린수용체 에 대한 항체(AChR-ab)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현재 MG 진단 검사로 흔히 이용하는 혈청 AChR-ab 검사와 MG 치료에 스테로이드와 면역 억제 약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 것은 이와 같은 병인과 관련된 의학 지식의 발전 덕분입니다. 또한 처음에는 막연하게 시작된 MG 치료 목적의 흉선절제술도 면역학적 발병 기전에 흉선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더욱 활발해 졌습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MG는 1) 근력약화와 피로 현상을 보이는 임상증후군, 2) 신경근육접합부(NMJ)의 기능 장애 질병 그리고 3) 자가면역질환으로 질병 개념이 점진적으로 변하여 왔는데 문제는 이 3 가지 개념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MG환자가 드물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즉 MG 환자(특히 안형) 중에는 임상적으로 강력하게 의심되고 치료 경과도 MG에 합당한데도 NMJ 기능 장애나 자가면역질환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한 임상 증상은 물론 NMJ 기능 검사에서 MG로 확인되는데도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증거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근육병이나 운동신경병 등 다양한 신경근육 질환에서도 MG의 특징인 근력 약화와 피로가 나타날 수 있고 또 이런 환자 중에는 드물지 않게 NMJ 기능장애 검사 (스티그민검사와 전기생리학적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임상 진료에서 가끔 MG를 다른 병으로 혹은 다른 병을 MG로 잘못 진단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입니다. 즉 MG의 질병 개념은 시대별로 의학의 발전에 따라 점점 변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임상증후군과 NMJ 기능장애 그리고 자가면역질환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 어느 하나의 관점 만으로는 이 병의 모든 특성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MG는 일관성 있는 독특한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여러 개념에서 이해하여야 하는 병으로서 환자 개인 별로 진단과 치료를 차별화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