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보통 근무력증과 중증근무력증을 같은 의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무력증은 근력 약화 즉 “근육에 힘이 없다”는 여러 신경계 질병에서 흔히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을 의미하고 중증근무력증은 하나의 독특한 병명입니다. 대부분 신경계의 질병에서는 비록 호소하는 증상의 정도가 다르지만 원칙적으로 감각 장애와 근력 약화가 흔히 같이 나타나는데 일부 신경계 질병에서는 근력 약화만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근력 약화만 나타나는 병에는 운동신경병과 근육병이 있는데 운동신경병으로 대표적인 질환은 흔히 루-게릭병이라고도 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고 근육병에는 근디스트로피와 근육염 등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중증근무력증은 운동신경과 근육 사이의 연결 부위인 신경근육접합부의 기능장애 질병입니다.

  중증근무력증이라는 병명을 그대로 해석하면 근무력 증상이 나타나는 여러 질병 중에서 중증 즉 위중한 병이라는 뜻인데 이 병명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흔히 루-게릭병 처럼 심각한 병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중증근무력증의 의학적 병명은 영어로 myasthenia gravis인데 Mya-는 근(육)을, sthenia는 weakness(약함)을 의미하고 gravis는 grave(무덤, 위중함)을 의미합니다. 이 병명은 1985년 프랑스 의사인 Jolly가 처음 사용하였는데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던 당시에는 이 질병에 의해서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gravis”라는 용어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MG의 병태생리학(pathophysiology)과 병인(pathogenesis)이 규명되고 여러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알려 지면서 이제는 더 이상 중증(gravis)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게 되었는데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이 병명을 대치할 만한 마땅한 새 용어가 없기 병명의 고유명사로 계속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현재 중증근무력증은 치료만 제대로 잘 한다면 전체 환자의 75-80%가 투약을 중단하거나 소량의 약을 복용하면서 완전히 정상 생활(직장, 학교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또한 MG의 원인 및 치료에 관한 의학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불원간 좀 더 많은 환자가 만족할 정도로 치료가 되리라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