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는 대뇌(brain)->뇌간 안면신경핵->안면신경->얼굴 근육으로 연결되는 신경계의 전달 경로에 병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안면마비는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누는데 중추성 안면마비는 뇌에서 뇌간에 있는 안면신경핵까지의 전달 경로에 병이 있는 경우(중풍 등)를,  그리고 말초성 안면마비는 안면신경핵 이하 안면신경 자체에 병이 있을 때의 안면마비를 의미합니다. 중추성과 말초성 안면마비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발병 기전과 치료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별해야 하는데 이마의 주름을 자세히 관찰하면 비교적 쉽게 감별할 수 있습니다. 즉 중추성에서는 이마에 주름을 정상적으로 잡을 수 있는데 비해서(아래 그림 왼쪽) 말초성에서는 이마에 주름을 잡지 못하는 특징(아래 그림 오른쪽)이 있습니다. 드물게 근육병에서도 안면마비가 관찰되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양쪽에서 나타나고 안구운동 장애나 팔다리 근력약화가 동반됨으로 신경계 질환에 의한 안면마비와 구별할 수 있습니다.

얼굴 한 쪽에서만 나타나는 안면 마비를 흔히 구안와사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대부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입니다. 이 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벨마비(Bell’ palsy)인데 이것은 추운데에서 잠을 자거나 찬바람을 쏘인 다음 나타나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 병에서는 보통 귀 뒤쪽이 먼저 아프기 시작하다가 안면 마비가 나타나는데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안면 신경 염증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귀 뒤쪽 머리가 아프고 안면 마비가 나타나는 이유는 이 부위에서 안면 신경이 뼈 속을 통과하는데 신경이 염증에 의해서 부어 올라서 압박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벨마비가 의심되면 가능한 초기에 신경의 부종을 감소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구안와사라고 해서 모두 벨마비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벨마비와 비슷하지만 대상 포진 바이러스가 안면 신경을 침범해서 나타나는 병(람제이-헌트 증후군)에서는 통증이 더 심하고 질병 경과 중 귀에서 염증성 수포가 흔히 발견됩니다. 이 병은 염증에 대한 치료와 함께 항바이러스 약물도 투여해야 합니다. 또한 드물지만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안면 신경 자체는 물론 신경이 주행하는 부위의 주변 조직에서 염증이나 종양 등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안와사가 발생하면 일단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